Page 126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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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오가정종찬 상


               상당하여 말하였다.

               “첫 번째 마디[第一句]에서 깨치면 불조의 스승이 될 수 있고,
            두 번째 마디에서 깨치면 인천(人天)에게 스승이 될 수 있으며,세
            번째 마디에서 깨치면 자기도 구제할 수 없다.”



               한 스님이 물었다.
               “한 가닥 곧은 길[徑截一路]은 어떤 것입니까?”

               “ 때로는 산 속에 때로는 숲 아래에 있다.”
               “ 예로부터 성인은 어떤 길로 가셨습니까?”
               “ 보습을 끌면서 쟁기자루를 당기셨다.”

               “ 무엇이 도입니까?”
               “ 화로 속 불씨를 무심결에 헤치고 곳곳에 이리저리 마음대로

            노는구나.”
               “ 그 도 속에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 앉아서 아름다운 노을 바라보니 흰구름은 이만 못하구나.”



               찬하노라.


                 바다에 노는 푸른 용이요
                 무리에서 빼어난 좋은 말이로다.

                 새가 물어 온 약을 먹고서
                 환골탈태(換骨脫胎)하여 보고
                 어린아이 울음 달래는 돈을
                 마음 다해 집어던져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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