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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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25


               “구덩이에 떨어졌구나.”

               “ 무슨 까닭에 이렇게 되었습니까?”
               “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 무엇이 화상의 가풍입니까?”
               “ 한마디에 천 줄기 강물을 끊어버리고,만 길 봉우리 앞에서야

            비로소 묘함을 얻노라.”
               “ 무엇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 초나라 왕성 언덕에 여수(汝水)가 동으로 흐른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만일 이 일을 논한다면 실제로 ‘으뜸 원(元)자’의 한 획에도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는 곧 법좌에서 내려왔다.


               한 스님이 물었다.
               “여래의 말씀은 어떤 모습입니까?”

               “ 당나귀 울음소리,개 짖는 소리다.”
               “ 무엇이 부처입니까?”

               “ 신부는 나귀를 타고 시어머니는 고삐를 잡고 간다.”
               “ 이 말씀은 어느 법문에 들어 있습니까?”
               “ 3현(三玄)도 그것을 포함할 수 없는데 4구게(四句偈)인들 그것

            을 포함할 수 있겠느냐?”
               “ 무슨 뜻입니까?”

               “ 하늘땅은 영원하고 해와 달은 똑같이 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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