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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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33
7.섭현 귀성(葉縣歸省)선사
스님은 수산(首山)스님의 법제자이며,법명은 귀성(歸省)으로 기
주 가씨(冀州賈氏)자손이다.스님이 수산스님을 찾아가자 수산스
님은 죽비를 들어올리면서 물었다.
“이것을 죽비라 하면 촉(觸:대상에 부딪치는 대로 마음을 내
는 것)이 되고,아니라 하면 배(背:사실과 틀리는 것)가 된다.무
어라 불러야 하겠느냐?”
스님이 죽비를 빼앗아다가 두 동강이를 내어 땅바닥에 내동댕
이치면서 말하였다.
“이게 무엇이오?”
그러자 수산스님은 말하였다.
“눈이 먼 사람이로군!”
이에 스님은 절을 올렸다.
한 스님이 물었다.
“법의 바닷물 한 방울을 스님께서 가르쳐 주셨으면 합니다.무
엇이 위로 향하는 종지[宗乘事]입니까?”
“ 한나라 고조(高祖)의 대전(大殿)앞에서 번쾌(樊噲)가 성을 내
니,만리 길에 밥짓는 연기가 끊겼음을 알아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