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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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오가정종찬 상




               8.부산 원감(浮山圓鑑)선사
                  /991~1067





               스님의 법명은 법원(法遠),호는 원감(圓鑑)이며 섭현 귀성(葉縣
            歸省)스님의 법제자로서 정주 왕씨(鄭州王氏)자손이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여러 부처님이 세상에 나서 교화를 펴실 때,3신(三身)의 지혜
            눈[智眼]을 벗어나지 않는다.이는 마치 마혜수라왕의 세 눈이 둥

            근 점 세 개로 되어 있는 것과 같다.왜냐하면 한 눈은 물샐 틈이
            없어 흑백을 구별키 어렵고,또 하나는 온 누리를 모두 갖추어 시
            방을 훤히 뚫고,또 하나는 위아래를 한번 훑어보면 만물이 모두

            보이는 것이다.그렇긴 하나 만일 진정한 납승을 길에서 만난다면
            그밖에 바른 안목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때문에 ‘3세 제불은 있

            음[有]을 모르는데 살쾡이 흰 암소는 도리어 있음[有]을 안다’는
            말이 있다.말하라.있다는 것이 무엇인가?”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깊은 가을 찬비는 집집마다 주렴에 내리고,해 저무는 누각엔

            한 가닥 피리소리 바람에 실려 온다.”



               오조 법연(五祖法演:?~1104)스님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가
            스님을 찾아뵙자 스님이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너무 늦게 찾아왔다.내 이미 늙었으니 백운(白雲)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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