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5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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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65




               13.백운 수단(白雲守端)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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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의 법명은 수단(守端)이며 형주 갈씨(衡州曷氏)로 다릉 욱
            산주(茶陵 郁山主)에게 귀의하여 머리 깎고 출가하였다.처음 양기
            (楊岐)스님을 찾아뵈니 양기스님은 물었다.

               “그대를 가르친 은사님이 다리를 지나가다가 넘어지면서 깨치
            고 지은 게송이 매우 좋다 하던데,그 게송을 기억하고 있느냐?”

               스님은 곧 외워 나갔다.


                 나에게 한 알의 신비한 구슬 있는데
                 오랫동안 티끌 속에 묻혔더니
                 오늘 아침에야 티끌 다해 빛이 살아나
                 온 누리 산하를 비치는구나.
                 我有神珠一顆 久被塵勞關鎖
                 今朝塵盡光生 照破山河萬朶



               양기스님이 껄껄대면서 일어나 나가 버리자 스님은 깜짝 놀라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아침이 되어 다시 찾아가 물으니

            양기스님이 말하였다.
               “그대는 어젯밤 액막이 여우[夜狐]때리는 것을 보았는가?”
               “ 보았습니다.”

               “ 그대는 그보다 한 수가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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