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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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69


            님은 오조스님에게 방앗간 일을 맡도록 하였는데 오조스님에 대

            하여 시비가 일어났다.스님이 오조스님을 불러 물으니 사실이라
            대답하자 그의 뺨을 후려치고 나가라 하였다.그러자 오조스님은
            “계산이 끝나지 않았다”하면서 그 이튿날 방장실을 찾아가 말하
            였다.

               “제가 부인과 술 고기 사먹고 남은 돈이 3백 관인데 이를 절
            의 재산으로 넣었습니다.”

               스님은 깜짝 놀라며 비로소 오조스님을 비방한 말이었음을 알
            게 되었다.



               보녕 인용(保寧仁勇)스님의 두 상수제자 처응(處凝)과 처청(處
            淸)이 스님을 찾아뵙자 처응을 시자로 삼았다.스님에게 가슴앓이

            가 있어 처응은 항상 무를 구워 언제나 쓸 수 있도록 준비해 두
            었다.스님은 부대사(傅大士)가 경을 강의한 인연을 게송으로 지었
            다.



                 대사께서 언제 한번이라도 경을 강할 줄 알았던가
                 지공스님 방편까지도 함께 이루어
                 책상 위를 휘저으니 아무것 잡히지 않고
                 양무제의 눈을 부릅뜨게 하였소.
                 大士何曾解講經 誌公方便且相成
                 一揮案上俱無取 直得梁王努眼睛


               그리고는 처응에게 말하였다.

               “양무제의 눈알을 부릅뜨게 했다는 것은 무엇인가?이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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