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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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오가정종찬 상


            은 내 처응을 위하여 노파심으로 선을 설한 것이다.”

               그 후 처응은 천주산(天柱山)의 주지가 되었고,처청은 태평흥
            국(太平興國)선원의 주지가 되었다.처응은 기변(機辯)이 있어 오
            조스님도 그를 두려워하였지만 처청은 그에 대하여 “사제의 참선
            은 노스님에게 무를 구워 주고 그 대신 얻은 것이다”하여 총림

            의 이야깃거리가 되어 왔다.



               찬하노라.


                 약관의 나이로 스승을 찾아
                 젊은 나이에 절의 주지가 되니
                 깨달음 얻은 곳에 흔적이 없고
                 기용을 쓸 때에 물듦 없어라.

                 마귀의 소굴을 소탕할 적에
                 소매 속에 차갑게 번뜩이는 칼을 감추고
                 납승을 시험할 적엔
                 물위에 호로 병을 누르니 그 기용 때굴때굴하는구나.

                 밤송이를 삼켜 어머니에게서 받은 입을 막아 버렸고
                 양기스님의 독을 품으니 끝내 한을 지우기 어렵구나
                 푸른 비단을 들어 옛 주인에게 되돌려주고
                 원통사의 지객(知客)되어 쉽사리 정을 버리지 못하였네.

                 구강(九江)이 굽이친 곳에 금낚시 던지니
                 가련쿠나 자라를 고래인 줄 알았구나
                 흰구름 깊은 골에 음식점 열고
                 남 하는 대로 밀가루 뒤섞어 국수를 내다 팔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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