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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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오가정종찬 상


               목동송(牧童頌)을 지었다.



                 하늬바람 드넓은 초 땅의 가을
                 쓸쓸하여 사람 없는 들 나루터에
                 늦게사 찾아온 물새들 모두 흩어지니
                 음매 하고 우는 소리에 거꾸로 소를 타고 돌아가노라.
                 西風浩浩楚天秋 索寞無人野渡頭
                 沙鳥晩來俱散盡 鳴咿歸去倒騎牛


               진천 수재(陳遷秀才)에게 화답시를 보냈다.



                 오랑캐 자식들 가장 또록또록 하여
                 천 년 묵은 귀신의 눈동자를 가지고 놀지만
                 고뇌라면,상을 볼 줄 모르고
                 때로는 내게 와서 머리를 밝고 가는 것이라네.
                 胡孫兒子最惺惺 愛弄千年鬼眼睛
                 懊惱不知能要相 有時來我頂頭行


               찬하노라.



                 집은 사명 땅인데
                 보령사에 머무르시며
                 귀신 눈동자 가지고 사람을 만나면 놀려주고
                 변변찮은 기량을 곳곳에 베풀어 보였네.

                 몽둥이로 봄 소를 때리며
                 깊이 덮인 눈과 꽃을 구분하기 어렵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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