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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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오가정종찬 상
14.보녕 인용(保寧仁勇)선사
스님의 법명은 인용(仁勇)이며,사명 축씨(四明竺氏)자손이다.
어려서는 천축교(天竺敎:천태학)를 익히다가 옷을 바꿔 입고 설
두(雪竇)스님을 찾아갔다.설두스님은 한참 동안 물끄러미 쳐다보
더니만 혀를 차며 꾸짖었다.
“겨우 마을 서당의 강사로군!”
스님은 매우 언짢고 분한 마음으로 산을 내려와 설두산을 바
라보고 3배한 뒤 맹세하였다.
“내가 이생에서 행각 참선하여 나의 명성이 설두스님만 못하다
면 결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
그 길로 곧장 양기(楊岐)스님을 찾아가 종지를 깨치고 보령사
(保寧寺)의 주지로 세상에 나아가 도가 총림에 널리 알려지니 그
의 말과 같이 되었다.
스님은 운개 혜옹(雲蓋慧顒)스님에게 송을 올렸다.
밤나무 지팡이 뽑아 드니 가로세로 길이 트이고
온 누리에 맑은 바람 솔솔솔 불어오네
북두성 비스듬한 자루 가볍게 굴려서
당나라 사람들을 꼼짝없이 눈멀게 하였네.
拈將櫛栗路縱橫 大地淸風颯颯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