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1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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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221


            고 반대하였다.스님은 이 말을 전해 듣고 게송을 지은 뒤 떠나

            버렸다.


                 강가의 푸른 산은 늙지 않는데
                 집 앞의 봄빛은 더디 찾아오는구나
                 사람들은 동네의 복사꽃이 여리다들 하지만
                 이런 나뭇가지가 인간 세상에 꼭 있는 건 아닐세.
                 江上靑山殊未老 屋頭春色放敎遲
                 人言洞裏桃花嫩 未必人間有此枝


               뒷날 대중에게 말하였다.

               “33주(州)70명 고승을 만나 보았지만 당나귀 볼따구니에 말턱
            의 상이라 사람들의 미움만 받았다.만일 제방에서 사람을 잡아

            가둘 수완이 있었더라면 내 오늘날 청정한 경지에 이를 수 없었
            을 것이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5백 역사(力士)가 돌을 든 뜻은 만길 벼랑에서 손을 뿌리치고

            가는 일이다.시방세계가 한 덩이 쇠뭉치인데 허공의 등위에는 흰
            털이 돋아났구나.설령 기름때 전 모자를 집어던지고 겨드랑이 노
            린내나는 적삼을 벗어버린다 해도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는 문하

            에서라면 몽둥이 맞기에 알맞다.
               왜 그런가?
               한밤중에 일어나 무릎꿇고 앉았는데 털끝마다 별이 나타나 납

            승 앞에 떨어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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