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0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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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오가정종찬 상
23.응암 담화(應庵曇華)선사
/1103~1163
스님의 법명은 담화(曇華)이며 호구 소륭스님의 제자로 기주
강씨(蘄州江氏)자손이다.처음 여러 총림을 다닐 때 한 수좌를 만
났는데 입실하는 날 스님이 가까이 가자 수좌가 물었다.
“무엇 하려고 왔느냐?”
“ 수좌의 머리를 가져가려고 왔소.”
“ 나이도 어린 후배가 그 따위 말을 하면 피를 토할 것이다.”
“ 피는 내가 토할 게 아니라 수좌가 토할 것이오.”
수좌는 그 후 스님의 말대로 피를 토하고 죽었다.
스님이 수남 수수(水南守遂:1072~1147)스님의 회하에서 시
자로 있을 때였다.하루는 입실하는데 수남스님이 멱살을 움켜잡
고 다그쳤다.
“시자야!너와 공안을 하나 헤아려 보자.”
“ 온 누리가 하나의 공안인데 무엇을 헤아려 보자는 것입니까?”
수남은 근기가 둔한 사람이라 스님은 소매를 떨치고 떠나 버
렸다.
그 후 호구스님을 찾아뵙고 유나(維那)직을 맡아보았는데 호구
스님이 스님을 수좌로 임명하려 하니 당시 좌중에는 도를 깨친
노스님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 한 노스님이 스님의 나이가 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