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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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남악 석두(南嶽石頭)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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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은 청원 행사(靑原行思)스님의 법을 이었으며,법명은 희천
            (希遷),단주(端州)사람으로 속성은 진씨(陳氏)다.속세에 살 때,
            매번 삿된 마을제사를 못마땅하게 여겨 제사에 쓰일 소를 빼앗아

            제사를 망쳐 놓고 돌아왔지만 고을의 노인들은 못 하게 할 수 없
            었다.



               청원스님을 시봉하던 즈음에,청원스님은 남악 회양스님에게
            보내는 편지를 스님에게 전하도록 하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이 편지를 전하고 속히 돌아오도록 하라.작은 도끼
            하나를 그대에게 주어 이 산사에 살게 하리라.”

               스님은 그곳에 이르러 편지를 드리기 전에 불쑥 남악스님에게
            물었다.
               “많은 성인을 우러러보지 않고 자기의 신령함도 중히 여기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 그대의 물음은 너무나 고상하다.낮은 곳에서 묻지 그러느
            냐?”

               “ 차라리 영겁을 윤회할지언정 성인의 해탈은 구하지 않겠습니
            다.”
               남악스님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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