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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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오가정종찬 상


               스님이 돌아오자 청원스님이 물었다.

               “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보낸 편지는 전하였는가?”
               “ 소식도 통하지 못하고 편지도 전하지 않았습니다.제가 떠날
            때 스님께서 작은 도끼를 준다고 하셨는데 그것을 주십시오.”
               이에 청원스님이 한 쪽 발을 늘어뜨리자 스님이 절을 올렸다.

               뒷날 스님이 청원스님에게 물었다.
               “조계대사(육조)도 스님을 아십니까[識]?”

               “ 그대는 나를 아는가?”
               “ 앎[識]이 또한 어떻게 알[識]수 있겠습니까?”
               “ 뿔난 짐승 많으나 기린 한 마리면 족하다.”



               스님은 어느 날 밤 육조대사와 함께 거북이 등에 타고서 깊은

            연못에서 헤엄치는 꿈을 꾸었는데,깨고 나서 꿈풀이를 하였다.
               “거북이는 지혜이며 연못은 성인의 바다를 뜻한다.내가 육조
            대사와 함께 신령한 지혜를 타고서 성인의 바다를 노니는 꿈이로
            다.”



               스님은 천보 연간(天寶:742~756)에 형산을 찾아갔는데,남사

            (南寺)의 동편에 높은 누각 같은 큰 바위가 있었다.그 위에 암자
            를 마련하니,당시 사람들은 스님을 석두(石頭)화상이라 하였다.



               등은봉(鄧隱峰)스님이 마조스님을 하직하니 마조스님이 물었다.
               “어디로 가려 하느냐?”

               “ 석두로 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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