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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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35
“만법과 상대하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 그대가 한 입에 서강의 물을 다 마시면 그때 가서 말해 주겠
네.”
거사는 이 말에 느낀 바가 있었다.
스님께서 제자인 백장(百丈)․남전(南泉)․지장(智藏)스님들과
함께 달구경을 하다가 말하였다.
“지금 이런 때는 어떤가?”
그러자 지장스님이 말하였다.
“수행하기에 딱 좋은 밤입니다.”
백장스님은 말하였다.
“공양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남전스님은 아무 말 없이 소매를 털고 가 버렸다.이에
스님은 말하였다.
“경학은 지장에게,참선은 백장에게 돌아가지만 보원(普願:南
泉)만은 세간을 초월하였다.”
그 후 스님은 늑담사에서 입적하셨다.
찬하노라.
호랑이 눈매에 황소걸음을 하고
용의 수염에 무쇠 얼굴이로다.
보리달마의 마음법문[心宗]을 없애고
반야다라의 예언에 맞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