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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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오가정종찬 상


               “써 보니 정말 잘 들더구나.”



               육긍대부(陸亘大夫)가 어느 사람과 쌍육(雙陸 혹은 雙六:주사
            위를 써서 말이 먼저 궁에 들어가기를 겨루는 놀이)놀이를 하다가
            스님을 뵙자 쌍육 골패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고 골패 색깔대로 해 나가야 할 때는
            어떻습니까?”

               스님은 골패를 집어들면서 말하였다.
               “냄새나고 보잘것없는 18물(十八物:행각할 때 필요한 18가지
            의 도구)이로구나!”

               육긍은 또 물었다.
               “제자의 집에 바윗돌이 하나 있는데 때로는 앉기도 하고 눕기

            도 합니다.지금 거기다 불상을 새길까 하는데 그래도 되겠습니
            까?”
               “ 되지!”
               “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게 아닙니까?”

               “ 안 되지!”



               스님이 암자에 주석할 때 한 스님이 찾아오자 그에게 말하였
            다.
               “나는 산 위에 올라가 일을 할 터이니,밥 때가 되거든 밥을

            지어 너 먼저 먹고 한 그릇만 보내 다오.”
               얼마 후 그 스님은 혼자서 밥을 지어먹고는 그릇을 몽땅 박살

            내고 스님의 침상에서 잠을 잤다.스님이 밥을 기다리다가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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