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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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오가정종찬 상


            반드시 산에 사는 사람이라야 할 것이다.”

               한참 동안 말없이 앉아 있다가 대중을 둘러보면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몸조심하고,아무 일 없으니 각자 수행하여라!”



               하루는 감지(甘贄)행자가 찾아와 죽을 올리면서 말하였다.
               “스님께서 염불을 좀 해주십시오.”

               “ 감지행자가 죽을 차려 놓고 대중을 청하니 흰 소와 이리[狸奴
            白牯]를 위해 마하반야바라밀을 염하노라.”
               감지행자가 절을 올리고 나가 버리자 스님은 그 길로 부엌에

            가서 죽 냄비를 몽땅 깨 버렸다.



               찬하노라.


                 쯧쯧!저 왕노사가
                 온 누리에 가시나무를 심었도다.

                 동쪽 서쪽 개울에서 물소를 기를 때
                 고삐를 손에 쥔 채 방목할 줄 모르고
                 윗방 아랫방 앞에서 고양이의 목을 자르니
                 어둔 데서 새끼 꼬아 굽었는지 바른지를 분간키 어렵네.

                 골패를 냅다 집어던지며
                 썩은내 나는 18물이라 호령하시고
                 남전산 가는 길을 가르쳐 주기는커녕
                 풀베는 낫을 30냥에 샀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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