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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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스님이 곧장 가자 노파는 “멀쩡한 스님이 또 저렇게 가는구

            나!”라고 하였다.
               뒷날 그 스님이 조주스님께 이야기하자 스님은 말하였다.
               “내가 그 노파를 간파해 보겠으니 기다려라!”
               그리고 그 이튿날 곧장 노파를 찾아가 물었다.

               “오대산을 가려면 어디로 갑니까?”
               “ 곧장 가시오!”

               스님이 곧 떠나가자 노파는 말하였다.
               “멀쩡한 스님이 또 저렇게 가는구나!”
               스님은 돌아와 그 스님에게 말하였다.

               “너에게 오대산 노파를 간파해 주었노라.”



               어느 날 한 스님이 찾아와 물었다.
               “오랫동안 조주 땅 돌다리의 소문을 들었는데 막상 와 보니 외
            나무다리만 보입니다.”
               “ 그대는 외나무다리만 보았지 돌다리는 보지 못하는구나!”

               “ 돌다리가 어떤 것입니까?”
               “ 당나귀도 말도 건너는 다리지!”



               하루는 진정(眞定)고을 군수인 왕공(王公)이 여러 아들을 데리
            고 절에 들어오자 스님은 앉은 채 물었다.

               “대왕은 아시겠습니까?”
               “ 모르겠습니다.”

               “ 내 어릴 때부터 계를 지녔으나 늙어 버린 몸이라 사람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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