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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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61


                 황벽산에서 ‘불이야’하는 소리에
                 문 열고 깜짝 놀라 간담이 떨어졌네.

                 개에게 불성이 없다 함이여
                 시퍼런 칼날엔 서릿발 돋아 있고
                 오대산 노파를 간파하여
                 뒤엉킨 넝쿨을 단칼에 베어 내었다.

                 각철취는 우리 스승 그런 말씀 없었다 하니
                 허튼 말로 토를 달았고
                 엄양존자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는 물음에
                 그대로 어깨에 짊어지고 가라 하였네.

                 외나무다리엔 당나귀며 말들만 건널 뿐 아니라
                 백세토록 물에 빠진 중생을 건져내어
                 마하연 저 언덕에 편한 걸음 걷게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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