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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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83
한 스님이 물었다.
“스승 없이도 몸을 벗어나는 방법이 있습니까?”
“ 그 소리를 내기 전에 해묵은 솜옷이 썩었느니라.”
상당하여 말하였다.
“내 이제껏 열반경 을 탐구해 온 지 7,8년 되는데,그 가운
데 한두 마디는 납승의 설법과 비슷한 곳이 있었다.”
그리고는 단지 말하였다.
“그만두자,그만둬.”
이때 한 스님이 앞으로 나와 절을 올리고 청하였다.
“스님께서는 대중을 위하여 설법해 주십시오.”
스님은 마침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 가르침[敎意]은 ∴자의 세 점과 같다.‘첫 번째는 동쪽에
한 점을 찍으니 모든 보살의 눈에다 찍어서 개안케 한 것이며,두
번째는 서쪽에 한 점을 찍으니,모든 보살의 명근(命根)에 점 찍은
것이며,세 번째는 위에다가 한 점을 찍으니,모든 보살의 정수리
를 열어 줌이다’하니,이는 열반경 의 첫마디 법문이다.‘이 가
르침은 마치 마혜수라(摩醯首羅)의 얼굴에 있는 한쪽 눈과 같다’
하니 이는 두 번째 마디 법문이다.‘이 가르침은 독을 바른 북[塗
毒鼓]과 같아서 한 번 치면 멀리든 가까이든 들은 모든 이가 목숨
을 잃는다’하니 이는 셋째 마디 법문이다.”
이때 소엄(小嚴)상좌가 물었다.
“무엇이 독을 바른 북입니까?”
스님은 두 손으로 무릎을 어루만지고 몸을 굽히면서 “한신(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