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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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79


               “어제의 공안은 어떻게 되었는가?”

               “ 이 늙은이가 오늘에야 비로소 반짝하는가 보군!”
               스님께서는 그만두었다.


               스님께서 하루는 천주(泉州)와관(瓦棺)스님과 산에 들어가 나

            무를 자르는데 물 한 그릇을 건네주니 와관스님이 그 물을 받아
            마시자 스님은 말하였다.

               “알겠느냐?”
               “ 모르겠습니다.”
               스님은 또다시 물 한 그릇을 건네주자 와관스님이 받아 마시

            니 스님이 물었다.
               “알겠느냐?”

               “ 모르겠습니다.”
               “ 어째서 모르는 그것을 계속 길러 나가지 않느냐?”
               “ 모르는데 무엇을 길러 나간단 말입니까?”
               “ 자네는 정말 쇠말뚝 같구나.”



               한번은 스님이 강을 사이에 두고 고정(高亭:簡)스님을 만났는

            데 고정스님이 “안녕하십니까?”하였다.스님이 부채를 흔들며 그
            를 부르니 고정스님은 여기서 깨치고 휙 떠나 버렸다.
               스님은 여러 절에 주지하였는데 법당[佛殿]은 부숴 버리고 큰

            방[法堂]만을 남겨 두었다.



               찬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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