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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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오가정종찬 상
信:漢 초기 명신)이 조정에 들어가는 것이다”하였는데 소엄상좌
는 대꾸하지 못하였다.
나산(羅山)스님이 석상(石霜:807~888)스님을 찾아뵙고 물었
다.
“가거나 머무르거나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합니까?”
“ 모든 것을 물리쳐야 한다.”
나산스님은 그 말에 만족하지 않고 마침내 스님을 찾아뵙고
똑같이 물었다.
“가든 머무르든 상관하여 무엇 하려는가?”
그러자 나산스님은 마침내 그 말에 승복하였다.
어느 날 다시 물었다.
“스님께서는 30년 전 동산에 계실 때 동산스님을 인정하지 않
았던 사람이 아닙니까?”
“ 그렇다.”
“ 스님께서는 덕산의 법을 이었으면서도 덕산스님을 인정하지
않았던 사람이 아닙니까?”
“ 그렇다.”
“ 스님께서 덕산스님을 인정하지 않는 일이야 묻지 않겠지만 동
산스님 같은 분은 무엇이 부족하다 하겠습니까?”
스님은 한참 동안 잠자코 있다가 말하였다.
“동산스님은 부처는 좋은 부처이지만 광채가 안 난다.”
나산스님은 절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