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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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운문종 107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마구간 속으로 쫓아간다.
짚신장수 할미는 발이 몹시 빠르고
도의 내막 펼쳐내기를 오랑캐 시골얘기 하듯 하고
옹기 속에 들어앉은 도사의 키가 우뚝 높으니
페르시아 상인이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법석대는 저자로 들어
간다.
바다에 물거품 일고 달을 보고 개구리 우니
운문의 종지를 잘못 말하고
초산이 거꾸로 서고 한수가 동쪽으로 흐른다 하여
연꽃이 물위에 나온 일을 얼버무렸네.
납승에게 ‘여기서 얼마나 먼고?’‘짚신은 몇 켤레 닳았는고?’
물으며
부처를 답할 때 삼 세 근을 경황중에 움켜쥐니
똥구린내 속에 파묻혔구나.
말로는 일을 설명할 수 없고
말로는 기연에 투합하지 못한다 하니
도리를 설함이 없다 할 수는 없으나
소실봉의 가풍을 바라보니
흰구름 만리 밖에 아득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