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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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오가정종찬 하
“큰방에 들어가 참구나 하여라.”
“ 네!”
찬하노라.
세상에 보기 드문 훌륭한 분이며
참다운 법그릇이셨다.
보자사를 떠날 때는 범부 마음 벗어나지 못했지만
운문스님 만나자마자 비로소 반짝했다네.
골짜기마다 바람이 일어나니*
7)
호랑이 새끼는 이미 소 잡아먹을 기세를 하고
번갯불이 성을 뒤흔들 때
용마의 새끼는 천리마의 걸음을 펼쳤네.
온몸을 보아 하니 야자 만한데
그 키는 얼마나 되며
큰 입을 물레처럼 벌려도
조금치도 부끄러움 없었다.
스승의 회중에서 무슨 허물 있느냐고 물었으니
주장자를 몇 대나 맞아야 할까
인적 없는 곳에서 오가는 스님 맞겠다면서
쌀 한 톨도 쌓아 두지 않았네.
귀공자의 얼굴을 술로 단장하여
부처와 달마를 붙잡아 똥구덩이에 물구나무 세우고
미인의 머리에 꽃을 꽂아
*원문에는 ‘鳳’으로 되어 있으나 문세로 보아 ‘風’으로 번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