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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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운문종 127

               “나에게 물어보아라.너에게 말해 주겠다.”

               스님이 유거사의 첫 번째 질문을 하자 “여기서 한양까지는 멀
            지 않다”하였다.

               스님이 두 번째 질문을 하자 “황학루 앞에 앵무주……”하는
            데 스님은 여기서 느낀 바 있었다.


               스님이 여산(廬山)서현사(栖賢寺)의 주지로 있을 무렵 괴도관

            (槐都官)이 남강(南康)태수로 있었는데 사사로운 감정으로 스님의
            승적을 박탈하여 환속시켰다.대각 회련(大覺懷璉)스님은 지난날

            스님의 문하에 있었는데 스님이 환속당하였다는 말을 듣고 사람
            을 보내 정인사(淨因寺)로 모셔 와 정실[正寢]에 머무르게 하고 자
            신은 구석진 방에서 거처하였다.

               당시 송나라 인종(仁宗)은 대각선사를 궁궐로 자주 불러들였으
            나 끝내 효순스님의 일을 말하지 않았다.하루는 우연히 가왕(嘉

            王)이 인종의 명으로 정인사에 와서 스님네들에게 공양을 올리다
            가 대각스님이 효순스님의 곁에서 매우 공경히 모시는 것을 보고
            서 궁중으로 돌아가 이를 아뢰었다.인종은 스님을 편전(便殿)에
            불러들여 만나 보고서 “수도한 여운이 거룩하시니 참으로 산림의

            훌륭한 분이다”하며 감탄하고는 부채 위에 글을 써서 스님에게
            하사하면서 말하였다.

               “효순을 예전대로 승려가 되게 하고 특별히 다시 서현사 주지
            로 명하노라.”
               이어 붉은 가사와 은 바리때를 하사하였다.

               스님이 서현사에서 쫓겨날 때 두 하인이 스님을 가마에 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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