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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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운문종 143

            않으면 반푼 어치도 안 된다.참구하라!”



               다음에 평강(平江)천복사(薦福寺)에 주지가 되어 혜림 약충(慧

            林若冲),혜림 종본(慧林宗本),법운 법수(法雲法秀),장로 응부(長蘆
            應夫)스님을 배출하였고,뒷날 방장실에다 ‘팽금로(烹金爐:쇠를
            달구는 풀무)’라고 써 붙였다.무위거사(無爲居士:楊傑)는 이를
            찬하여 “충본수부(冲本秀夫)네 사람은 네 분의 달마스님인데,그

            가운데 앉은 이는 쇠를 달구는 풀무이다”라고 하였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종사(宗師)가 되려면 밭가는 농부의 소를 빼앗고 굶주린 자의
            밥을 빼앗아 먹어야 하며 미천한 사람을 만나면 귀해지고 귀한

            사람을 만나면 미천해져야 한다.밭가는 농부의 소를 빼앗으면 그
            의 곡식을 풍년 들게 하고,굶주린 자의 밥을 빼앗으면 그의 허기

            를 영원히 없애 주며,미천한 사람을 만나 귀해짐은 흙을 금으로
            만드는 일이며,귀한 사람을 만나 미천해짐은 금을 흙으로 만드는
            일이다.이 노승은 아직까지 밭가는 농부의 소를 빼앗은 일도 없
            고 굶주린 자의 밥을 빼앗아 먹은 일도 없다.무엇 때문일까?밭

            가는 농부의 소가 나에게 무슨 쓸모가 있겠으며 굶주린 자의 밥
            또한 어떻게 먹겠는가?나는 또한 흙을 금으로 만들지도 않고 금

            을 흙으로 만들지도 않는다.무엇 때문일까?금은 금이요 흙은 흙
            이며,옥은 옥이요 돌은 돌이며,중은 중이요 속인은 속인이며,고
            금에 변함없는 천지 일월 산하 인류이기 때문이다.그렇다 해도

            대산관(大散關)을 타파해야 하니 몇 사람이나 달마에게 미혹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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