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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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운문종 145
상당하여 말하였다.
“소쩍새는 밤마다 울어대고 사막 꾀꼬리는 밤새껏 지저귄다.
원통문을 활짝 열어제쳤는데 어인 일로 구름은 가로막혀 있을까.”
세상을 하직하며 말하였다.
“붉은 태양은 동쪽 나라를 비추고 찬 구름은 화악(華嶽)을 감
쌌는데 야반삼경에 철갑산을 지나다가 검은 용의 뿔을 부러뜨렸
다.유리알 같은 두 개울의 달빛이 비취산 열 봉우리의 구름에 부
서져 내리며 하늘을 말끔히 쓸어 주니 그곳이 나의 경계다.”
찬하노라.
염화미소의 정법안을 갖추시고
눈 위에서 팔을 자른 바탕이 있어.
일찍이 서울에서 승과로 도첩 얻고
삼거(三車:三乘)타고 스스로 두려움을 채찍질하며
오랫동안 취봉사에서 부처될 씨앗을 길러
구성(九成:韶簫九成이라는 순임금의 풍악)을 연주하니 날마다
바닷새가 날아든다.
큰 입에 낚싯바늘 물렸으니
꼬리 붉은 잉어를 몇 마리나 낚았는가
쇠를 정선하여 달구어 뛰게 하니
상서롭지 못하다.네 사람의 달마여!
차가운 물 거울처럼 맑기만 하니
하늘이 잠겨 있고 기러기 그림자 가라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