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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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운문종 141
9.천의 의회(天衣義懷)선사
/992~1064
스님의 법명은 의회(義懷)이며,설두 중현스님의 법제자로 영가
진씨(永嘉陳氏)자손이다.대대로 고기잡이로 살아왔는데 그의 어
머니가 별이 지붕 위에 떨어져 내리는 꿈을 꾸었으며,태어날 때
상서로운 징조가 많이 나타났다.
어릴 때 아버지의 고깃배 뒷전에 앉아 있었는데,아버지가 고
기를 잡아 꿰라고 건네주면 차마 꿰지 못하고 몰래 강물 속에 넣
어 살려 주었다.그의 아버지가 화가 나서 꾸지람을 했으나 달갑
게 받고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자라서는 서울에 가서 경덕사(景德寺)에서 사미승이 되었고,천
성 연간(天聖:1023~1031)에 승과를 거쳐 도첩을 얻고 금란 유
선(金鑾惟善),섭현 귀성(葉懸歸省)스님 등을 찾아뵈었으나 모두 기
연이 맞지 않았다.낙양 땅을 거쳐 용문산에 이르렀다가 다시 서
울로 돌아와 종풍을 이어볼까 생각하였으나 마음을 정하지 못하
고 망설였는데 생각지 않게 법화 지언(法華志言:?~1048)스님을
만나니 지언스님은 스님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말하였다.
“운문종의 임제[雪竇重顯]를 찾아가라.”
그리하여 동쪽으로 고소산(姑蘇山)에 이르러 취봉사에서 명각
(明覺:설두)스님을 뵙고 그의 문하에 들어가게 되었다.입실(入
室)하였을 때 설두스님이 물었다.
“이렇게 할 수도 없고 이렇게 안 할 수도 없다.그렇다고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