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P. 172

172 오가정종찬 하

            자기 생각난 듯하여 자기의 물건이지 남에게서 얻은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그러므로 조사의 말씀에 ‘깨치고 나서도 깨치기 전
            과 같아서 마음도 없고 법도 없다’하였으니 이는 범인이니 성인

            이니 하는 헛된 마음이 없다면 본래의 마음과 법은 원래 스스로
            완전함을 말한 것이다.그대는 이제 그 점을 깨달았으니 잘 보호
            하여 지키도록 하라.”



               스님은 어느 날 찻잎을 따다가 앙산 혜적(仰山慧寂)스님을 보
            고서 말하였다.

               “온종일 찻잎을 따면서 그대의 말소리만 들릴 뿐 그대의 모습
            은 보이지 않는구나.”
               앙산스님이 차나무를 흔들어 대자 스님이 말하였다.

               “그대는 그 작용만 알 뿐 본체는 얻지 못했다.”
               앙산스님이 말하였다.

               “스님은 어떻습니까?”
               스님이 한참을 잠자코 있자 앙산스님이 다시 말하였다.
               “스님께서는 본체만 얻었을 뿐 작용은 얻지 못했습니다.”
               “ 그대에게 몽둥이 30대를 쳐야겠구나.”



               운암 담성(雲巖曇晟)스님이 찾아왔을 때 스님이 물었다.

               “그대는 오랫동안 약산 유엄(藥山惟儼)스님의 회중에 있었다고
            하던데,그런가?”
               “ 네!”

               “ 무엇이 약산 큰스님의 모습인가?”
   167   168   169   170   171   172   173   174   175   176   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