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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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위앙종 173
“열반하신 뒷몸이었습니다.”
“ 열반 뒷몸이 어떠셨든가?”
“ 물을 뿌려도 묻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운암스님이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백장 큰스님의 모습입니까?”
“ 높고 당당하며 휘황찬란하다.소리 전이어서 소리도 아니며
모습 후여서 모습도 아니니 모기가 무쇠소 위에 앉은 것과 같아
서 침을 꽂을 곳이 없다.”
유철마(劉鐵磨)스님이 찾아오자 스님이 물었다.
“이 늙은 암소야!네가 왔느냐?”
“ 내일 오대산에서 큰 재가 있다고 하는데 스님도 가시렵니까?”
스님이 벌렁 눕는 시늉을 하자 유철마스님은 그냥 나가 버렸
다.
하루는 스님이 낮잠을 자다가 앙산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는
벽 쪽으로 돌아누우니 앙산스님이 말하였다.
“스님께선 왜 그러십니까?”
스님은 일어나 말하였다.
“내 마침 꿈을 꾸었는데 네가 해몽 한번 해보아라.”
앙산스님이 세숫대야 가득히 물을 떠다 주자 스님은 그 물로
세수하였다.얼마 후 향엄 지한(香嚴智閑:?~898)스님이 찾아오
자 스님이 말하였다.
“내 조금 전에 꿈을 꾸었는데 앙산이 나를 위해 해몽해 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