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0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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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오가정종찬 하
하루는 위산스님이 물었다.
“갑자기 어떤 사람이 그대에게 이곳의 종지를 물어본다면 무어
라 대답하겠는가?”
“ 동당(東堂)사숙님이 계셨다면 제가 이렇게 쓸쓸하지는 않았
을 것입니다.”
“ 그대가 대답하지 못한 죄를 용서하겠다.”
“ 죽이고 살리는 것도 단 한마디에 있습니까?”
“ 그대의 견해도 잘못된 것은 아니나 그대의 견해를 수긍하지
않는 사람이 또 하나 있다.”
“ 그게 누구입니까?”
위산스님이 노주(露柱)를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이것이다.”
스님이 말하였다.
“뭐라고 말합디까?”
위산스님도 말하였다.
“뭐라고 말하더냐?”
그러자 스님은 말하였다.
“백서화(白鼠花)는 세월 따라 변하지만 은대(銀臺)는 변하지 않
습니다.”
스님은 어느 날 밤 꿈에 도솔천 내원궁(內院宮)에 들어갔는데,
법당 안에 모든 자리가 다 찼으나 제2좌(第二座)가 비어 있었다.
스님이 그곳에 앉자 한 존자가 백추를 치고서 “오늘은 제2좌께서
설법하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스님이 일어나 백추를 치고 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