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2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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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오가정종찬 하

            만일 모른다면 사미라고 부르지도 말아라.”

               이에 스님은 돌아와 위산스님에게 알렸다.
               “기뻐하십시오.지한사제가 조사선을 깨쳤습니다.”



               남탑 광용(南塔光湧)스님이 임제스님을 찾아뵌 뒤 스님에게 귀
            의하여 모시니 스님이 물었다.
               “무엇 하러 왔느냐?”

               “ 스님을 뵈러 왔습니다.”
               “ 스님을 보았느냐?”

               “ 네!”
               “ 스님이 당나귀를 얼마나 닮았던가?”
               “ 제가 스님을 뵙기에는 부처님도 닮지 않았습니다.”

               “ 부처님을 닮지 않았다면 무엇과 닮았던가?”
               “ 만일 닮은 데가 있다면 당나귀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이에 스님은 크게 놀라 말하였다.
               “범인과 성인 두 가지를 모두 잊어버리고 알음알이가 다하여
            본체가 드러났구나!내가 이 화두로 납자들을 20년이나 시험해
            왔으나 분명히 깨친 자가 없었다.그대는 잘 간직하거라.”

               그리고는 스님은 항상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이 사람은 육신불
            (肉身佛)이다”라고 하였다.



               찬하노라.


                 바다를 다스리는 구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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