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1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P. 181

제4권 위앙종 181

            기를 “대승법은 4구(四句)를 떠났고 백비(百非)를 끊었으니 잘들

            들어라”하니,대중이 모두 흩어졌다.
               잠을 깨어 위산스님에게 아뢰자 위산스님이 말하였다.

               “그대는 이미 성인의 지위에 들어갔다.”
               스님은 절을 올렸다.


               향엄 지한(香嚴智閑)스님이 깨닫고 나서 게를 지었는데 위산스

            님이 그것을 듣고서 말하였다.
               “이 사람이 깨쳤구나!”

               스님이 말하였다.
               “이는 알음알이[心機意識]로 지은 것이니,제가 몸소 그를 시험
            해 볼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그 후 스님이 향엄스님에게 물었다.
               “스님을 뵈었더니 사제의 오도송(悟道頌)을 칭찬하시던데 그대

            가 한번 해보게나.”
               향엄스님이 송을 꺼내자 스님께서 말하였다.
               “이는 오랜 훈습으로 기억하였다가 지은 것이다.만일 바른 깨
            침을 얻었다면 따로 한마디 해보게.”

               향엄스님이 다시 ‘작년의 가난은 가난이 아니었고[去年貧未是
            貧]……’하는 게송을 설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여래선(如來禪)은 사제가 깨쳤다 하겠지만 조사선(祖師禪)은
            아직 꿈에도 보지 못하였다.”
               향엄스님이 다시 말하였다.

               “나에게 기틀 하나 있는데 깜박 사이에 그것을 본다.누군가가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184   185   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