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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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위앙종 183

                 독룡의 아들이로다.

                 열 달 동안 뱀의 뱃속을 빌려 태어나니
                 구슬 한 알이 교반(蛟盤)위에 떨어져 구르는구나.

                 가까이 가서 두 손을 마주잡고 서니
                 향상(向上)의 기봉을 단도직입으로 전하였고
                 생각 다하여 근원으로 돌아가니
                 끝없이 신령한 불꽃을 퉁겨내는구나.

                 도솔궁 제2좌에서 설법할 때에
                 백추 치는 소리에 대중이 혼비백산하고
                 남산에 많은 사람이 풀을 베더라 함에
                 삽 뽑아 들고 가 버리니 꿈에선들 보았겠는가.

                 위산스님 도력에 감응해서
                 까마귀 홍시 물고 오니 반석에서 둘이 나누어 먹고
                 살리고 죽임이 말 한마디에 있으니
                 백서화는 변하지만 은대는 변함없네.

                 모든 원상을 불태워
                 탐원스님 마음을 애태워 놓고
                 작은 석가를 만났다 하는
                 호승(胡僧)에게 면전에서 호도당했구나.

                 사미라고 부르지도 말라는 말에
                 향엄이 조사선을 깨쳤다 인가하고
                 왜 당나귀 닮았냐는 말에
                 남탑을 이끌어 취모검을 뽑아 들게 하였네.

                 사람들의 미움 사는 곳에서는
                 그 집의 아비와 자식만 알게 할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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