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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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오가정종찬 하

               청화 전부(淸化全付)스님이 찾아뵙자 스님이 물었다.

               “어디에서 왔느냐?”
               “ 악주(鄂州)에서 왔습니다.”

               “ 악주 사또의 이름이 무엇이더냐?”
               “ 제가 그 분 아래 있었으므로 감히 이름을 들먹거릴 수 없습니
            다.”
               “ 이곳에서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 대장부라면 굳이 시험해 볼 것까지야 있겠습니까?”
               스님은 빙그레 웃으며 그를 인가하였다.

               스님은 운봉(雲峯)문하 큰 선사들의 법어를 모았는데 그 사실
            은 전등록 에 자세히 실려 있다.



               찬하노라.


                 태어나신 방에는 빛이 솟아오르고
                 칼은 풍성 땅에 숨어 있었네.

                 번갯불 공중에 번뜩이니 깊은 연못에 용이 잠깨고
                 천리마 땅에 떨어지니 마구간의 말들이 놀랐다.

                 임제스님 찾아뵈니
                 생사는 간밤의 꿈과 같았고
                 앙산스님 보고 나니
                 성이다 범이다 하는 생각을 다 잊었네.

                 갑자기 크게 놀란 일은
                 사람들의 앞에서 육신불이라 가리킴이며
                 빙그레 웃은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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