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7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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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위앙종 187

                 그 아래 있었으니 감히 이름을 댈 수 없음을 알아서였네.

                 진상(眞常)이 오롯이 드러나니
                 구름 걷혀 달빛이 나타나고
                 체(體)와 용(用)이 온전히 펼쳐지니
                 물이 흘러 시내를 이루도다.

                 남탑의 그림자 속 문수보살의 스승이라고
                 불자를 잘못 들어 보이고
                 운봉 문하 큰스님의 어록을 편집하여
                 사형이라 잘못 불렀다.

                 한두 차례 동평산(東平山)의 거울을 보았을 때는
                 얼굴에는 티끌이 가득하고
                 20년 동안 사람을 시험하는 안목 비웃다가
                 눈동자 없는 애꾸되었네.

                 말끝에 상(相)이 없어진 경계를 옳다 하겠으나
                 별다른 경계에 있는 것은 아니리라
                 그러나 참 부처가 머무른 곳은
                 기량을 다해 도저히 알아낼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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