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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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위앙종 193

               “생사를 버리지도 않고 열반을 증득하지도 않은 사람이 있다면

            스님은 그 사람과 손을 잡으시렵니까?”
               “ 손을 잡지 않겠다.”

               “ 무엇 때문에 손을 잡지 않습니까?”
               “ 나는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조금은 알고 있다.”


               대중에게 말하였다.

               “옛날 여래께서는 바라나국(波羅奈國)에서 범왕의 청으로 법륜
            을 굴렸으니 부득이해서 그런 것이었다.이는 종풍을 굽혀 근기에

            따라 가르침을 맞추신 것으로서 그리하여 마침내 3승이란 이름이
            있게 되었고 천상과 인간에 널리 퍼져 그 빛이 땅에 떨어지지 않
            았다.

               그러나 조사 문하에서 보자면 그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상상
            (上上)근기라면 단박에 뛰어넘어 차별이 없을 것이니 무엇이 혼

            융일구(混融一句)인가?누구 말해 낼 사람 있느냐?말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참구할 안목이 있다 하겠지만 말하지 못하면 하늘은
            넓고 땅은 비좁다.”



               대중에게 말하였다.
               “눈에 눈병이 없으면 공중에 헛꽃이 피어나지 않는다.또한 강

            물이 길면 배가 높이 뜨고 진흙덩이가 크면 부처님도 크다.묻지
            를 말아라.나도 대답할 말이 없다.알겠느냐!물음은 답에 있고
            답은 물음 속에 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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