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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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법안종 199

               “불법을 논하자면 모든 것이 보이는 그대로이다.”

               스님은 이 말에 크게 깨쳤다.



               그 후 스님은 임천(臨川)숭수사(崇壽寺)의 주지로 세상에 나왔
            는데,개당 법회에서 지장원 계침(桂琛)스님께 향을 올리니 자방
            (子方)이라는 스님이 물었다.
               “스님은 오랫동안 장경선사를 친견했는데 지장원주의 법을 잇

            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 장경스님의 ‘만상 가운데 홀로 몸을 드러냈다’하신 설법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방스님이 불자를 들어 보이자 스님이 말하였다.
               “삼라만상을 헤쳐 보이는 것인가?헤쳐 보이지 않는 것인가?”

               “ 삼라만상을 헤쳐 보지 않은 것입니다.”
               “ 홀로 몸을 드러내 보이면…….”

               “ 만상을 헤쳐 보이는 것입니다.”
               “ 만상 안에 있구나.”
               자방스님은 이에 종지를 깨쳤다.



               두 스님이 찾아왔는데 스님이 주렴을 가리켰다.두 스님이 함
            께 주렴을 걷어올리니 스님은 말하였다.

               “하나는 맞았고 하나는 틀렸다.”


               대중에게 말하였다.

               “온 시방세계가 밝고 밝아 실오라기 하나도 없다.만일 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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