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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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오가정종찬 하

               “경에 의거하여 뜻을 해석하면 3세 부처님의 원수가 되고,한

            글자라도 경을 떠나면 마귀의 말과 같다 하니 어찌된 이치입니
            까?”

               “ 우뚝한 봉우리가 아득히 솟으면 연기와 칡덩굴이 걸리지 않
            고,조각달이 하늘에 떠가도 흰구름은 자유롭다.”


               한 스님이 물었다.

               “부처님이 세간에 나오시지 않았을 때는 어떻습니까?”
               “ 연뿌리 실로 큰 코끼리를 묶는다.”

               “ 세간에 나오신 후엔 어떻습니까?”
               “ 쇠사슬로 돌 소를 묶는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다른 류(類)속에서 수행하는 사람입니까?”

               “ 큰길은 흰 소를 감춰 두고 하늘은 해와 달을 삼킨다.”


               찬하노라.



                 수레 달려 먼지 자욱하니
                 아무것도 얽매임 없네.
                 편정(偏正)의 자리 속에서 와서

                 성인이다 범부다 하는 마음 사라졌고.
                 푸른 구름 속에 무슨 일이 있겠는가
                 머리 깨진 잉어는 물결을 뚫었노라
                 가풍일랑 말할 게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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