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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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41

            이 올라와 청하오니 스님께서 곧바로 가르쳐 주십시오.”

               “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말 뒤에서 미혹되는 것도 아니
            다.”

               “ 향상사(向上事)는 어떻습니까?”
               “ 멀리 초탈하여 바뀌지 않으니 표준이 있으면 어긋나 버린다.”


               찬하노라.



                 학은 찬 솔나무에서 꿈꾸고
                 꾀꼬리는 그윽한 골짜기에서 운다.

                 정과 편[正偏]에 떨어지지 않으니
                 어찌 배와 촉[背觸]이 나누어지랴.

                 다자탑 앞의 빼어난 맏에게
                 스승께선 황금 널에서 두 발을 드러내어 웃고
                 야명주 주렴 밖에는 서열이 반듯한데
                 눈먼 나귀 정수리에 눈이 세 개 몰렸구나.

                 어디서든 만나지 못해도 현묘한 경지 속에서는 잃지 않는다 하
               여
                 두 기연 이르지 않는 곳에서 더욱더 어지러움을 보고
                 눈앞에 나타나지 않으니 말을 쫓아 미혹하지 말라 하니
                 본래심을 바로 가리킨다는 것이 도리어 구비구비 돌았네.
                 보배 같은 집에 사람 없으니 외로운 달빛 차가운데

                 맑게 켜는 남풍(南風:詩經의 편명으로 文王의 덕화를 기린 노
               래)의 곡조를 듣고
                 이끼 덮여 길 막힌 오색 구름 깊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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