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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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오가정종찬 하

               “무엇이 정법안(正法眼)입니까?”

               “ 남화산(南華山:六祖慧能의 傳法處)에 있다.”
               “ 어째서 남화산에 있습니까?”

               “ 네가 정법안을 물었기 때문이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사해에 낚시를 드리우는 것은 사나운 용을 낚으려 함이며,격

            식을 넘은 현묘한 기용을 쓰는 것은 법 아는 이를 찾기 위함이다.
            …….”

               이때 대중 가운데는 원두(園頭)한 사람이 있었는데 다들 그를
            보고서 말하였다.
               “앞으로 나아가 한두 마디 던져 보지 그러느냐.”

               “ 내가 만일 나가서 묻는다면 반드시 이 노스님을 선상에서 끌
            어내려 세울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였는데 하루는 그가 나와
            물었다.
               “집안 도적을 막기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합니까?”
               “ 알고 있다면 원수가 되지 않는다.”

               “ 알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합니까?”
               “ 무생국(無生國)에 귀양을 보내라.”

               “ 그곳이 안심입명(安心立命)할 데가 됩니까?”
               “ 썩은 물에는 용이 살지 않는다.”
               “ 무엇이 살아 있는 물에 사는 용입니까?”

               “ 파도를 일으켜도 물결이 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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