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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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47
집안 도적은 무생의 나라로 귀양 보내고
정나라 풍류[鄭風]는 아악(雅樂)을 어지럽히니
오랑캐를 끌어다가 태평가를 부르는구나.
납승 가사 속의 일은 은밀한 기용에 있으니
꺼냈다 하면 틈이 많아지며
정법안을 물음에 남화산을 가리키니
기틀을 활용해 낸 일이 얼마나 잘못되었던가.
나라에선 천자요 변방에선 장수라
학인에게 자신을 얼버무리게 하고
뛰어난 현기(玄機)담은 낚싯바늘 실 끝에
사나운 용 낚아 올려 산채로 큰 파도 속에 묻어 버렸다.
한마디에 대양스님 말이 비석에 남겠다 인정하여
사람들에게 나쁜 마음 줄지 않게 하였고
10년 동안 양산에 살면서 노래를 불러대니
바람결에 귀 막는 이 많았으리라.
묘한 경계도 다하고 닦을 것도 없어지니
옥도끼 휘둘러 한밤에 달수레를 수리하고
세상도 사람도 다 사라지니
신선의 뗏목 타고 새벽에 은하수를 건너노라.
죽은 스님의 가는 곳을 다시 물으니
활활 타는 불꽃 위에 아무 줄도 없는데
이리 끌어당기고 저리 잡아당긴다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