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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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오가정종찬 하

               둘째는 밥을 받지 않음[不受食]이니 이는 존귀에 빠져들어 감

            [尊貴墮]이다.반드시 저쪽을 밝게 깨치고서 이쪽 길을 걸어가야
            한다.만일 이 지위를 비우지*못하면 곧 존귀에 앉게 될 것이다.
                                        2)
               셋째는 소리와 모습을 끊지 못함[不斷聲色]이니,이는 가는 곳
            마다 그곳에 빠져들어 감[隨處墮]이라 한다.소리와 모습을 알지
            못하는 까닭에 가는 곳마다 그곳에 떨어지는 것이니 소리와 모습
            속으로 들어가면 그곳에 빠져나오는 길이 있을 것이다.무엇이 소

            리와 모습 밖의 도리인가?소리는 자체가 소리가 아니요,모습은
            자체가 모습이 아니다.그러므로 끊지 못한다 하는 것이다.손가

            락으로 손바닥을 가리키라 하면 어떤 손바닥을 가리킨단 말인가?”


               부산 법원스님은 스님의 초상화에 찬(贊)을 썼다.



                 검둥개는 은빛 발이 빛나고
                 하얀 코끼리를 검둥이가 타고 간다
                 이 두 가지에 막힘이 없으니
                 목마(木馬)가 불꽃 속에서 울도다.
                 黑狗爛銀蹄 白象崑崙騎
                 於斯二無碍 木馬火中嘶



               찬하노라.


                 악독한 종자에서
                 이처럼 꽃다운 아이가 나오다니.



            *‘비우지[虛]’는 ‘자리하지[處]’의 오기가 아닌가 한다. 卍속장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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