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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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조동종 51

               스님은 나이 80이 되었는데 법을 이을 제자가 없음을 한탄하

            였다.그리하여 게송을 짓고 아울러 가죽신과 승복을 법원(法遠)스
            님에게 맡기면서 법통을 이을 만한 인물을 찾아 전하도록 하였다.



                 양광산(楊廣山)의 풀은
                 그대에게 부탁하여 좋은 값을 기대하노니
                 기이한 풀싹들이 우거진 곳에
                 신령한 뿌리를 깊고 빽빽하게 굳혀 주소서.
                 楊廣山前草 憑君待價焞
                 異苗蕃茂處 深密固靈根


               그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나의 법통을 이을 사람은 10년 동안 대중 속에 묻혀 살아야
            비로소 법을 펼 수 있을 것이다.”
               부산스님은 절하고 이를 받아 놓았다.



               스님은 조산 본적(曹山本寂)스님의 ‘세 가지 빠져들어 감[三種
            墮]’이라는 법문에 주석을 붙였다.

               “이를 알려면 전위(轉位:洞山五位를 轉換하는 일)를 알아야
            할 것이다.

               첫째는 물소[水牯牛]가 되는 것이다.이는 부류에 따라 빠져들
            어 감[隨類墮]이니 사문이 몸을 바꾸는 일이며 다른 부류 가운데
            에서 수행하는 일이다.만일 이 뜻을 깨닫지 못하면 막히는 것이

            있을 것이요,한 생각에 사사로운 마음이 없으면 몸을 빼낼 길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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