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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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四家語錄 119
그 공덕이 한량이 없는데,하물며 수다원과와 아라한도를 얻게
한 이 시주(施主)의 무량무변한 공덕에랴.그러나 50번째 사람이
경전을 듣고 따라서 기뻐한[隨喜]공덕만은 못한 것이다.
보은경(報恩經)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마야부인은 5백의 태자를 낳아 그들 모두 벽지불과(辟支佛果)
를 얻었다.그들이 멸도(滅度)한 뒤 부인은 각각 탑을 세워 공양
하고 낱낱에게 예배하며 탄식하기를 ‘위없는 보리를 얻을 자식
하나 낳아서 내 마음[心力]더느니만은 못하다’하였다.”
지금 백천만 대중 가운데서 체득한 사람이 하나 있다면 그 가
치는 삼천대천세계와 맞먹을 만하다.그러므로 스스로의 이치를
깊이 깨달으라고[玄解]늘 대중에게 권하는 것이다.스스로의 이
치가 현묘하여 복과 지혜를 부릴 수 있다면 마치 높은 사람이 천
한 사람을 부리는 것과도 같으며,머무르지 않는 수레와도 같다.
그런데 이것을 붙들고 깨달았다는 생각을 내면 ‘상투 속의 구
술’이라 하며,또는 ‘값을 매길 수 있는 보배 구슬’이라 하며,또
는 ‘똥을 퍼 들여온다’고도 한다.이것을 붙들고 깨달았다는 생각
을 내지 않으면 왕의 상투 속에 있는 밝은 구슬을 그에게 주는
것과도 같으니 ‘값을 매길 수 없는 큰 보배’라 하며,또는 ‘똥을
퍼냈다’고도 한다.
부처님은 속박을 벗어난 사람인데도 도리어 얽매임 속으로 와
서 이렇게 부처가 되셨다.또한 생사 저쪽 사람이며,현묘하게 끊
긴 저쪽 사람인데도 이쪽 언덕으로 돌아와 이렇게 부처가 되셨
다.그러나 사람과 원숭이는 함께 가지 못하는 법이니,여기서 사
람은 10지(十地)보살을 비유하고 원숭이는 범부를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