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7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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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祖堂集 167
“장경(章敬)스님에게 가서 그가 설법하려고 상당하거든 절하고
일어나서 그의 신발 한짝을 들고 소매로 먼지를 턴 뒤에 머리에
거꾸로 이고 나오라.”
그가 가서 스님의 지시대로 낱낱이 시행하니,장경스님이 말했
다.
“내가 잘못했다.”
10.
스님께서 행각할 때 선권사(善勸寺)에 가서 경을 보려 하니,주
지가 허락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선승(禪僧)이 의복도 단정치 못하니 경을 더럽힐까 걱정이다.”
스님께서 그래도 경 보기를 간절히 청하니,마침내 허락하였
다.스님께서 경을 다 본 뒤에 바로 대웅산(大雄山)에 가서 가르
침을 폈다.그 뒤,공양주(供養主)를 하던 스님이 선권사로 와서
주지를 만나니,주지가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 대웅산에서 왔습니다.”
“ 누가 주지로 계시는가?”
“ 아마도 우리 스님께서는 행각하실 때,이 절에서 경을 보신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그러면 해(海:백장)상좌가 아닌가?”
“ 그렇습니다.”
그러자 주지가 합장을 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