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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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祖堂集 169


            의당 부처님과 같아야지 어째서 겨우 문수와 같다 하겠소?”
               주지가 또 대답치 못했다.

               이 일로 납의(衲衣)를 입고 선(禪)을 배워 호를 열반(涅槃)화상
            이라 했으니,그가 곧 제2의 백장[百丈涅槃]이었다.



               13.

               스님께서 어느 날 저녁 깊은 잠에서 깼는데 갑자기 더운물이
            마시고 싶었다.그러나 시자도 깊은 잠에 빠져 부를 수가 없었다.
            조금 뒤에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면서 시자를 불렀다.

               “큰스님께서 더운물을 찾으시오.”
               시자가 벌떡 일어나 물을 끓여 스님께 가지고 오니,스님께서

            놀라 물었다.
               “누가 이렇게 물을 끓여 오라 하던가?”
               시자가 앞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니,스님께서 손가락을 퉁기

            면서 탄식했다.
               “나는 결국 수행하는 법을 모르고 있었구나.만일 수행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사람도 느끼지 못하고 귀신도 알지 못해야 하는
            데 오늘 나는 토지신에게 내 마음을 들켰구나.”



               14.

               이러는 차에 스님께서 운암(雲岩)스님을 보자 다섯 손가락을
            들어 세우면서 말했다.
               “어느 것이 그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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