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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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마조록․백장록


               “옛사람들은 보살까지도 싫어했다.비록 싫어했으나 보살의 지
            위를 먼저 증득한 뒤에 싫어한 것이라야 싫어함이 된다.노승은

            보살의 지위를 알지도 못했으니,어떻게 그런 일을 싫어하랴.”


               5.

               서천(西川)에 황삼랑(黃三郞)이라는 이가 있어,두 아들을 스님

            께 귀의케 하여 출가하도록 했다.한 해 남짓 지나서 다시 집으
            로 돌아오니,아버지가 두 스님을 보자마자 부처님과 똑같다는
            생각을 내어 절을 하면서 말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나를 낳은 이는 부모요 나를 완성해 주
            는 이는 벗이다’라고 했는데,두 스님은 벗이 되어 이 늙은이를

            완성시켜 주시오.”
               두 사미가 말했다.
               “아버지께서 비록 나이가 많으시나 그러한 마음이 있으시다면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노인은 몹시도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거사가 두 비구를 따라 스님(마조)께 갔다.스님들이
            그 동안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니 스님께서는 곧 법당으로 올라
            갔다.황삼랑도 법당 앞으로 나아가니,스님께서 소리쳤다.

               “저런!서천 황삼랑이 아닌가?”
               “ 예,그렇습니다.”

               “ 서천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대는 서천에 있는가,홍주(洪州)
            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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