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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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록/祖堂集 67
10.
어떤 사람이 스님의 앞에다 위 하나는 길게,아래 셋은 짧게
네 획을 긋고는 말하였다.
“하나는 길고 셋은 짧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이 네 구절을 떠
나서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이에 스님께서 한 획을 그으면서 말했다.
“길다고도 짧다고도 말하지 않고 그대에게 대답해 마쳤노라.”
혜충국사께서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다르게 대답했다.
“어째서 나에게 묻지 않았던가?”
11.
한 좌주가 스님께 물었다.
“선종에서는 어떤 법을 전수합니까?”
스님께서 되물었다.
“좌주는 어떤 법을 전해 주는가?”
“ 40권 경론을 강하였습니다.”
“ 그렇다면 사자(獅子)가 아닌가.”
“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스님께서 ‘어흠!’하고 소리를 지르니,좌주가 말했다.
“이것이 법이군요.”
“ 무슨 법인가?”
“ 사자가 굴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스님께서 잠자코 있으니,좌주가 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