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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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四家語錄 89


               “말해 보아라.태어나면서부터 이런 솜씨를 얻었는지,스승에
            게서 배웠는지를.”

               “ 이는 스승에게서 이어받은 것이기도 하고 스스로 종지를 깨
            달은 것이기도 합니다.”
               “ 그래,그렇지.”



               11.

               황벽스님이 물었다.
               “옛 스님들은 어떤 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치셨습니까?”

               스님께서 한참 말이 없자 황벽스님이 다시 물었다.
               “뒷날 법손들은 무얼 가지고 법을 전해야 하겠습니까?”

               스님께서는 “네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여겼더니……”하시
            고는 방장실로 돌아갔다.



               12.

               스님께서 위산스님과 함께 일을 하다가 물었다.
               “불이 있느냐?”
               “ 있습니다.”

               “ 어디 있느냐?”
               위산스님이 땔감 한 토막을 가지고 입으로 훅 불어 스님께 건

            네주었더니 받으시면서 말씀하셨다.
               “벌레 먹은 나무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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