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0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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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마조록․백장록
13.
대중운력으로 김을 매는데 한 스님이 북소리를 듣더니 호미를
들고 일어나면서 깔깔 웃고 돌아가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정말 좋구나.이것이 관음보살이 진리에 들어가신 방편이다.”
뒤에 그 스님을 불러서 물었다.
“그대는 오늘 무슨 도리를 보았느냐?”
“ 저는 이른 아침에 죽을 먹지 못했습니다.그래서 북소리를 듣
고 돌아가 밥을 먹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깔깔거리면서 크게 웃었다.
14.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 그대는 누군가?”
“ 저 아무개입니다.”
“ 그대는 나를 아는가?”
“ 분명히 압니다.”
스님께서는 불자를 일으켜 세우더니 물었다.
“불자를 보느냐?”
“ 봅니다.”
스님께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